쿼드 코어 혹은 64비트 프로세서로 대표되는 높은 성능과 고해상도 대형 디스플레이 등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태동기를 지나 상향 평준화 된 다양한 제품들이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다. 더 이상 고성능으로 차별화가 힘들어지면서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차별화된 무엇’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할만한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최근 큰 화두로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 발빠르고 과감한 행보를 보인 회사로 노키아를 꼽을 수 있다.
2012년 발표되어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노키아의 808 Pureview의 후속작이자 2013년 최고의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Lumia 1020은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를 능가하는 고화질을 실현하기 위해 4100만 화소의 대형 이미지 센서와 고품질 렌즈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또한 OS의 한계와 노키아의 부진으로 빛이 바랜 808 Pureview의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마이크로 소프트의 전폭적인 지원과 Windows Phone 8.1 OS 탑재로 카메라 외의 요소를 보강해 최신 모바일 트렌드에도 대응했다.
이제는 빛 바랜 이름인 노키아의 재도약을 위해 ‘최고의 카메라’를 다시 한 번 꺼내든 4100만 화소 카메라폰 Lumia 1020. 디지털 카메라를 흉내 내던 그 동안의 스마트폰과는 분명히 다른 출발점이자 모바일 카메라의 정점인 4100만 화소의 감동을 팝코넷 리뷰를 통해 함께 확인해보자.
카메라를 위한 루미아 Pureview를 위한 디자인
루미아 1020에 대한 이야기는 카메라로 시작해서 카메라로 끝이 난다. 제조사인 노키아도 다른 어떤사양보다 4100만 화소 카메라와 Carl Zeiss F2.2 렌즈를 루미아 1020에 대한 설명 중 가장 앞에 배치했으며, 이 외의 사양은 경쟁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다른 어떤 것보다 ‘카메라’를 최우선으로 기획한 루미아 1020의 철학은 디자인에서도 묻어난다. 전체 외형은 전면 터치 디스플레이와 후면 폴리 카보네이트 케이스가 조화를 이룬 최근 루미아 시리즈의 패밀리룩을 지향하고 있지만 후면의 커다란 카메라 모듈에서 루미아 1020만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 이미지 센서와 F2.2 렌즈를 탑재하기 위해 카메라 부분이 크게 돌출되어 있으며, 전체 크기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본체 옆면에 카메라 전용 버튼을 배치해 촬영 편의성을 높인 점 역시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의 백미이다. 디스플레이는 4.5인치 768 x 1280 해상도의 AMOLED가 채용되었다.
현재 모바일 시장을 대표하는 스마트폰과의 비교에서도 루미아 1020의 압도적인 카메라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1/3~1/3.2” 이미지 센서는 물론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보다도 큰 2/3” BSI CMOS 이미지는 연속 촬영과 동영상 해상도 등의 열세에도 루미아 1020을 최고의 카메라폰으로 꼽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와 함께 갤럭시 노트3와 아이폰 5S에서 아직 지원하지 않는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능이 제공되고, 동일한 수치의 F2.2 렌즈 역시 이미지 센서 크기를 고려하면 경쟁 제품보다 우위에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범주를 벗어난 4100만 화소 2/3” BSI CMOS 이미지 센서
루미아 1020의 고화질 카메라는 4100만 화소 2/3” BSI CMOS 에서 시작된다. 이미지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 센서를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2/3” 규격으로 채용하면서 일반적인 스마트폰과는 그 출발점부터가 다른 고화질을 실현했다. 전작 808 Pureview의 1/1.2” 보다 근소하게 작아졌지만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뛰어난 BSI 기술이 적용되어 저조도 촬영 성능은 더욱 향상됐다는 것이 제조사의 의견이다. 화소는 4100만 화소로 고급 DSLR보다 높은 초고화소를 채택했다.
물론 4100만 초고화소는 2/3” 이미지 센서 크기에 비하면 지나친 고화소이다. 때문에 100% 확대를 통한 이미지 감상에서 DSLR, 미러리스 카메라는 물론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와 비교해도 깔끔하지 못한 윤곽 표현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화소 집적도를 고려하면 1/3.0” 규격, 1000만 화소 내외의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동등 내지 우위에 있으며 실제 테스트에서도 그 강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형 이미지 센서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무리한 고화소의 채용, 하지만 그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광학 줌의 부재를 채울 고품질 디지털 줌
루미아 1020의 4100만 초고화소 채용은 경쟁 스마트폰을 압도하는 루미아 1020의 촬영 성능을 카메라 성능을 대변하는 화소수에서도 보여주겠다는 의도와 함께 실질적인 결과물의 이득 역시 꾀한 것이 인상적이다. 4100만 화소의 진가는 광학 줌을 사용할 수 없는 스마트폰에서 화면 일부를 확대해 이미지로 기록하는 디지털 줌 촬영에서 경쟁 제품보다 뛰어난 이미지로 이어진다. 원본 촬영에 비해 화질 손상이 심한 디지털 줌 방식에서도 고품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루미아 1020의 디지털 줌 촬영은 4100만 고화소 채용이 가져온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이다.
갤럭시 S4 zoom 등 광학 줌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최근 출시되었지만 줌렌즈 구조에 따른 휴대성의 저하 때문에 아직 사용자들의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루미아 1020의 디지털 줌 방식은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통해 광학 줌 못지 않은 디지털 줌 촬영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혁신을 보여줬다. 우리가 루미아 1020의 4100만 화소를 마냥 무모한 허세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F2.2 Carl Zeiss 렌즈
808 Pureview을 비롯하여 카메라 성능에서 항상 경쟁 제품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온 노키아 휴대폰을 이끈 또 하나의 공신으로 Carl Zeiss 렌즈를 들 수 있다. 루미아 1020 역시 높은 광학 성능이 기대되는 Carl Zeiss 렌즈가 탑재되었으며 35mm 환산 26mm의 초점거리, F2.2의 최대 개방 촬영을 지원한다. 이름만으로 경쟁 제품을 압도하는 Carl Zeiss 렌즈는 대형 이미지 센서와 함께 루미아 1020만의 압도적인 스마트폰 카메라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손꼽힌다.
광각에 해당하는 35mm 환산 26mm의 초점거리는 촬영 대상이 다양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특성을 고려한 사양으로, 풍경부터 인물까지 폭넓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풍경 사진에서 기존 스마트폰보다 넓고 시원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으며, F2.2의 개방 촬영은 실내/야간 촬영에서 실패 확률을 크게 줄여주었다.
최대 ISO 4000의 감도 지원
스마트폰 카메라의 가장 큰 한계는 역시 ‘어둠 앞에서의 초라함’이 아닐까? 작은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싱의 한계로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의 최대 감도 지원은 ISO 1600 내외에 그치고 있으며, 품질 역시 실사용에 무리가 있을 만큼 열악하다. 하지만 루미아 1020는 대형 이미지 센서를 통해 최대 ISO 4000의 감도를 지원하며, 고감도 이미지 품질 역시 디지털 카메라와 가깝다
비압축 RAW 촬영 지원
전문가용 카메라의 상징과도 같은 무압축 RAW 파일 촬영은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기능이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루미아 1020의 저장 설정에 JPG와 함께 DNG 파일 촬영이 추가되어 고압축 포맷인 JPG보다 월등한 화질과 후보정의 이점을 얻게 되었다
루미아 1020의 JPG 촬영 이미지와 Adobe Lightroom을 통해 JPG로 변환한 DNG 이미지와의 비교를 통해 윤곽 표현과 그라데이션 재현 등의 품질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편집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이미지 후보정을 거치면 이 화질 차이는 더욱 커진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새 지평을 연 루미아 1020의 RAW 촬영 지원은 그 동안의 고정관념을 깨는 놀라운 장점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50MB에 육박하는 DNG 파일의 용량에 유의해야 한다. 외장 메모리를 통한 저장 공간 확장이 불가능한 루미아 1020에는 양 날의 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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