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사진 저장소와 함께 거닐다.
사이버샷에서 RX시리즈를 선보인 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2012년 1인치 센서의 RX100은 하이엔드 카메라의 기준이 무엇인지를 톡톡히 보여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소니가 하나씩 세워가는 카메라의 기준이라는 것이 우리의 인식을 바꿔놓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소니의 RX 시리즈는 타사의 카메라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작년에 출시된 카메라들 중에 필자가 가장 사용해보고 싶었던 카메라가 바로 소니의 RX10이었다.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POPCO에 소개하지 못했는데 발표된 지 6개월이 돼서야 만져볼 수 있게 되었다. 본 글은 본격 제품 리뷰는 아니며 RX10을 사용해보면서 필자가 느낀 점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코너다
표준 줌, 망원 줌, 매크로 F2.8 고정을 삼킨 단 하나의 하이엔드 카메라 RX10
RX10 카메라는 무게와 크기를 무시하고 화질에서 시작하여 화각은 물론 용도를 통합한 하이엔드 카메라다. 환산 초점거리 24-200mm 영역을 커버하고 전 줌 영역에서 F2.8 지원. 그리고 3cm 광각 접사에 200mm망원에서도 30cm 접사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미 오래 전에 인정받은 1인치 센서. 그리고 방진방습. 이 정도라면 간편함을 추구하는 사진애호가 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하이엔드 카메라가 아닌가 싶다. 물론, 덩치와 무게는 있다. 줌 렌즈를 물린 보급형 DSLR 정도로 보면 될까?. 그런데 RX10에 탑재된 렌즈의 성능을 본다면 이정도 무게와 크기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은 못할 것.
갑자기 2005년도의 소니 하이엔드 카메라 R1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의 덩치 큰 카메라들을 생각하면 RX10은 축복과도 같은 존재. RX10의 35mm 환산 24-200mm F2.8 렌즈는 DSLR로 치자면 24-70mm F2.8 렌즈, 70-200mm F2.8 렌즈, 그리고 매크로 렌즈의 3종 렌즈를 통합한 것과도 같은 것이다.
3cm 접사에 200mm 망원 접사도 렌즈 끝에서 30cm다 광각과 망원에서의 접사 효과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뛰어나다 만능 렌즈 설계에 최적을 기한 셈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망원을 이용하면 배경 정리가 더 자유로우며 뛰어난 접사 성능으로 인해 구도와 심도표현 또한 자유롭다
묵직한 바디, 조작의 재미. 스무스한 전자식 주밍.
렌즈에는 조리개 링과 줌 링이 있는데, 줌 링은 MF 촬영 시 초점 링을 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초점링으로 조작 시에는 줌을 어떻게 사용할까? 바로 셔터버튼에 함께 있는 줌 다이얼을 이용하면 된다. 처음 줌 링을 조작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스무스하게 동작한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기계식 줌 링이 아닌 것에 살짝 실망을 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설계된 것에는 나름 대로의 이유는 있다. 그런데 정작 주밍 조작은 스무스한 줌 링 보다는 좀 더 빠른 줌 다이얼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될 것이다.
줌 다이얼은 동영상 촬영 시 스무스한 주밍에 효과적인 조작을 제공하는데, 소음과 효과적인 초점 때문인지 동영상 촬영 중에는 사진 모드에서 보다는 보다 천천히 움직인다. 그리고 주밍은 주요 화각별로 조작되도록 설정도 가능하다. 필자 개인적인 성향으로 보면 렌즈가 좀 더 커지더라도 초점링과 줌링을 별도로 두고 줌 링을 기계식으로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쪽이다.
RX10의 조작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적절히 융화된 느낌.
모드다이얼, 노출다이얼, 후면 커맨드 다이얼, 휠다이얼이 있고 셔터 버튼에는 줌 다이얼과 전원 다이얼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바디 상단에는 여러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액정 창까지 있다. RX10의 필수 기능 ND 필터의 활용조리개는 F2.8부터 F16.0 까지 조절 가능하고 감도는 ISO 125부터 시작하지만 확장으로는 ISO 80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F2.8에서는 셔터스피드가 1/1600초가 한계다. 1/3200초를 사용하려면 F8.0이상으로 조여주어야 한다. 때문에 ND 필터가 필수가 되는데 ND필터는 Auto / 끔 / 켬 으로 설정 가능하다. 손떨림 보정 기능이 훌륭하고 감도 범위도 넓기 때문에 ND 필터의 활용을 톡톡히 볼 수 있다. ND 필터를 Auto로 설정하면 F2.8 촬영 노출 오버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강력한 SteadyShot의 동영상, 부드러운 주밍과 AF
동영상을 촬영해보면 24-200mm 화각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진다. 부드러운 주밍과 함께 잡아내는 AF가 꽤 우수하다. 어쩌면 이 카메라 유저는 사진보다 동영상 활용이 더 높지도 모르겠다.동영상 수동 M모드에서도 1/4초까지의 셔터스피드 설정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카메라들이 1/30초까지만 지원하는 것을 감안하면 보다 특별한 연출이 가능한 것. 노이즈 리덕션도 훌륭하다.전 화각 기대 이상의 해상력F2.8 고정에 24-200mm의 폭넓은 화각이라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화질이었다.
그런데 막상 야외에서 사용하고 보니 기대 이상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었다. 필자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 이것은 센서/렌즈/비욘즈 X 프로세싱이 만들어낸 결과다. 광각이건 망원이건 F2.8를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F2.8 중앙부 해상력은 망원으로 갈 수록 살짝 저하되지만 전혀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다. 특히 200mm 망원에서의 해상력이 인상 깊다. 주변부의 경우는 100mm 정도에서 살짝 저하되고 200mm로 갈수록 다시 깨끗해지는 형태. 화질이 저하되는 구간에서도 조리개를 두스탑 정도 조여주면 충분히 개선이 된다.
참고로 중앙부 해상력은 F4.0-F5.6에서 가장 좋고 주변부 역시 비슷한 수치에서 좋다. 아래는 24mm와 200mm의 F2.8~F5.6 조리개별 중앙부 해상력이다.
자유로운 고감도 스냅 샷
감도는 기본 ISO 125~ISO12800이고 확장으로 저감도 영역인 ISO80부터 지원 가능하다. 소니 1인치 센서의 화질은 RX10을 사용하면서 다시한번 느꼈다. 채도를 잃지 않는 상용감도는 ISO 3200까지로 보여지며 ISO 6400도 무난하게 사용할 만 하다. 24mm광각, F2.8, SdeadyShot 의 힘을 빌어 감도를 조금만 올린다면 야간에도 스냅샷을 무난하게 즐길 수가 있다.
내 삶의 든든한 올인원 카메라
하이줌 카메라 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우리가 촬영하는 대부분의 용도를 커버하는 매력적인 렌즈는 이 카메라의 존재의 이유다. DSLR을 사용하던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갈듯. 분명 조작이나 촬영 성능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고 1인치 센서의 표현 한계는 있지만 컴팩트 카메라들에 비해서는 상당히 뛰어난 화질과 표현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DSLR 유저라도 이 카메라에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 지인 분도 모든 카메라를 처분하고 RX10으로 올인했다. 본 글을 작성한 이유 중에 하나기도 하다. 어딜 가던 어떤 장면이 닥치던 내가 촬영하고자 하는 장면을 담고 싶은 분에게는 RX10이 가장 가치 있는 카메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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