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그리고 작은 움직임…
펜탁스를 꿋꿋이 고수하는 이들은 펜탁스의 렌즈와 그 동안 담아 내온 펜탁스의 감성, 그리고 애정에서 가능해왔다. 펜탁스도 DSLR을 메인으로 총력을 기울인다고 했지만 아직 풀프레임 카메라는 무소식. 그런데, 렌즈 로드맵에 70-200mm 범위의 의문스러운 렌즈를 업데이트 했다. 이는 펜탁스의 움직임을 예견하는 것일까? 50-135와 60-250스타 렌즈가 버젓이 있는데 70-200mm 라니 말이다. 늦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길 위에 아직까지는 K-3가 버티고 있지만 이제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줄 묵직한 인도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그 작은 움직임이 시작된 느낌이다.
감성 사진의 펜탁스.
펜탁스 만의 사진이 가져다 주는 선물은 특별하다. 필자의 경우 다양한 사진 모드에서 블리치 바이패스나 크로스 프로세스를 자주 사용하는 편. 요즘같이 미세먼지가 활개를 칠 때면 이질적인 펜탁스의 사진과 변수가 흥분을 가져오기도 한다. 밋밋한 이미지를 특별한 감성으로 탄생시켜주는 펜탁스 만의 특별한 사진은 계속되어야 한다.
진하게 담아내는 고품질의 표준. HD PENTAX-DA 20-40mmF2.8-4ED Limited DC WR
2013년말, 펜탁스는 또다른 리미티드를 제안했다. HD PENTAX-DA 20-40mmF2.8-4ED Limited DC WR이 그 주인공. (이하 20-40 Limited 로 표기) 이 재미있는 렌즈는 리미티드 답지 않게 큰 몸체를 지니고 있으면서 광학 2배 줌에 방진방적 구조까지 지니고 있다. 과연 이 렌즈가 보는 이들에게 어떤 첫인상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에게는 매력적인 화각에 전구간 뛰어난 화질과 특별한 조작감을 제공했던 것은 틀림없다.
이 렌즈가 지닌 표준 화각도 상당히 매력적인 활용도를 선사했다. 펜탁스 플래그쉽 K-3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크기와 디자인, 그리고 커다란 눈은 마치 펜탁스가 풀프레임으로 가는 길을 예견해주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리미티드스럽지 않은 리미티드?
처음 이 렌즈를 받아 들었을 땐 다소 당황했었다. 리미티드 렌즈인데 크기는 여타 줌 렌즈 못지 않았기 때문. 물론 이 렌즈도 리미티드인 것은 틀림없다. 묵직한 지름과 무게, 그리고 크기와 조작 감은 부담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K-3와 같은 플래그쉽 바디에는 잘 맞아 떨어진다. 필자가 좋아하는 화각대이기도 하고 촬영 이미지들도 크기만큼이나 뛰어난 퀄리티를 지니고 있었다.
컬러는 블랙과 실버로 선보이며 간이 방적 구조에 메탈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당연히 캡도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다. 무게는 렌즈만 292g, K-3로 촬영 시에는 1090g을 나타냈다.
조리개 날개는 9매로 원형 조리개를 지니고 있다. 필터 지름은 55mm 구석구석 정말 탄탄한 만듦새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줌 링 조작, 고속 AF
다른 리미티드 렌즈와는 다르게 안쪽에 밖으로 튀어 나온 12개의 돌기 형태 줌 링이 있는데 이는 보이그랜더 렌즈의 초점 링과 비슷한 디자인과 묵직한 조작감을 지니고 있다. 12개는 혹시 시계의 12등분에서 착안한 것일까? ^^
바깥쪽에 두 줄 형태의 초점링이 위치하며 바로 안쪽에 거리계가 위치한 형태다. 줌 링 조작이나 초첨링 조작 시에는 안쪽 경통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안쪽 경통은 약간의 후드 역할도 겸하고 있다. 아래의 조작 영상을 보면 줌 링 및 초점 링 조작, AF 시에 경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AF는 상당히 빠르다. 컨트라스트 AF도 마찬가지. 컨트라스트 AF는 다른 리미티드 렌즈들과는 달리 DC 모터에 의해 정숙하다 소음이 없기 때문인지 오히려 약간 느리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스타 렌즈에 비해서는 확실히 빠르다.
F2.8-F4.0의 밝기, 2배 줌의 표준 줌 화각
20-40 Limited는 35mm 필름 환산으로 30.5 - 61.5mm의 표준 줌 화각인데 줌 비가 2배에 그친다. 그런데 이 줌 영역에서 중심부 주변부 화질이 상당히 우수하다. 나름대로 폭넓은 활용도를 지닌 것도 장점.
어떻게 보면 애매한 화각일 수 있지만 리미티드 렌즈는 언제나 독특한 화각을 특징으로 해왔다. 조금 과장하자면 20-40 구간에서 단렌즈 급 화질을 지녔다. 오히려 다소 큰 몸짓과 가격이 구매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렌즈 밝기는 F2.8-F4.0으로서 중간 화각인 30mm (35mm 환산 45mm)에서는 F3.5 밝기를 지닌다. 인물 촬영 용도로도 충분히 쓸만한 화각대를 지니고 있지만 인물 전용으로 생각한다면 다소 부족할 것. 하지만 렌즈 밝기나 화질 면에서 볼 때는 표준 줌 렌즈에 비해 확실히 더 퀄리티 있는 활용도를 지니고 있다
아무래도 아주 멋진 배경 뭉개짐 효과는 보기는 힘들지만 망원과 F4.0 개방을 사용하면 나름대로 집중감 있는 인물 표현은 가능하다. 화려한 배경 뭉개짐의 특정 용도의 단 렌즈가 아닌 다용도 표준 줌 렌즈임을 잊지 말자.
준수한 성능의 접사
20-40 Limited는 최단 촬영 거리 0.28cm로서 0.2배의 최대 촬영 배율을 지니고 있다.
근접 촬영 용도로도 나쁘지 않은 편. 이 렌즈가 표준 줌 화각을 지닌 활용도 높은 렌즈임을 시사해주는 부분이다. 최소 조리개는 광각에서 F22.0이며 망원에서 F32.0이다. 아래는 40mm 망원 근접 촬영이며 조리개별 심도 차이를 보여준다.
원형 조리개 채용
빛망울 형상은 광각 보다는 망원에서 좀 더 많이 부각이 되기 때문에 망원 40mm에서 크롭을 해보았다.
광각이건 망원이건 조리개 개방에서는 원형에 가까운 빛망울이 형성되며 주변에서 다소 찌그러지는 형태다. 조리개를 조일수록 9각형 형태로 나타나면서 빛망울이 작아진다. 그런데 9각형도 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부드러운 원형에 가깝다.
전 화각 우수한 해상력
20-40 Limited는 컴팩트한 크기 보다는 광학 위주의 고화질 설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처음에 그 크기에 다소 실망했다가도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특히 K-3바디라면 해상력 위주로 20-40 Limited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다.
소유의 욕구가 넘치는 표준 리미티드 줌 렌즈
이 렌즈와 함께한 기간은 특별했다. 감히 지르기 쉽지 않은 렌즈인 것은 사실이지만 K-3와 함께하는 렌즈의 완성도는 충분히 우수했다. 전 구간 중심부 주변부 해상력도 물론이거니와 다용도 표준 줌 렌즈로서의 활용도는 웬만한 표준 줌 렌즈 못지 않다. 디자인은 리밋 렌즈면서 2배의 표준 줌 비를 지니고 있고, F2.8 고정의 스타 렌즈 보다는 많이 작지만 여타 리밋 렌즈들보다는 꽤 크다. 하지만 광각과 표준의 20-40 mm 초점거리의 화각 구간을 커버하는 리밋렌즈로서 단 렌즈에 필적하는 화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존재의 가치를 시사해준다.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을 제쳐두고서라도 남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특별함 하나만으로도 이 렌즈를 소유할만한 욕구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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