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앞에 서서 그 황홀함을 모두 담아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진가에게 광각 렌즈의 필요는 끝이 없습니다
시그마 12-24는 가장 넓게 찍히는 초광각 렌즈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데
가장 최신형인 Art 12-24는 전작들의 특성을 이어 오기 보다 아예 새로운 렌즈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구형 12-24의 왜곡을 즐기며 사용했지만 아쉬운 해상력과 왜곡 놀이의 한계에 아쉬워했던 유저였고,
신형인 아트 12-24가 비약적인 화질 향상을 이뤘다는 소식을 듣고
소니 A7Rii에 시그마 MC-11 어댑터를 활용해서 아트 12-24를 사용하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1. 렌즈 사양
특수 유리가 참 많이 들어갔습니다
저것만 봐도 화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과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 보입니다
중앙부터 구석까지 빠짐없이 고른 화질과 왜곡도 없는 화질이 숫자와 그래프로 확인됩니다
사실 저도 저 그림들을 볼 때까지는 별 감흥이 없었고, 실제로 사용을 하면서야 그 진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2. 렌즈의 외관과 디자인 매칭
1) 렌즈 외관
전작들과 같이 후드 일체형이고 광각 렌즈들과 같이 짧지만, 1.15kg으로 광각렌즈들 중에선 상당한 무게에 속합니다
대물렌즈가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는 렌즈 구조라서 항상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필터류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따릅니다
최대 광각인 12mm에서 대물렌즈와 접안렌즈가 가장 돌출되는데 접안렌즈 측에 돌기가 있어서 스크래치를 방지해줍니다
2) 시그마 MC-11 어댑터 활용
12-24와 MC-11은 같은 시그마에서 나온 제품들이라서 매칭이 잘 되는데 의외로 소니 보디와도 잘 어울립니다
렌즈 구경이 102mm로 A7Rii 보다 커서 보디에 플레이트를 달아놓아야 바닥에 균형 있게 놓을 수 있습니다
시그마 아트 12-24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캐논과 니콘 마운트로만 판매되고 있고,
소니 A7Rii에는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시그마 MC-11을 사용할 때 문제없이 AF 렌즈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적인 요소도 특별히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없이 깔끔하게 매칭이 됩니다
AF 속도 자체는 충분히 빠르지만, 최소 초점거리와 무한대를 한번 왔다 갔다 한 후에 초점을 잡습니다
이 부분은 향후에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길 바랍니다
3) 다른 광각 렌즈와 크기 비교
왼쪽이 시그마 12-24이고 오른쪽은 니콘 14-24입니다
니콘 14-24는 제가 보유하고 있는 렌즈 중에서 가장 광각에 속하는 렌즈인데,
화각 수치상 시그마 12-24와의 비교를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소니 A7Rii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렌즈 모두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니콘 F 마운트 용 AF 어댑터를 아직 보유하고 있지 못 해서 지금까지 MF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니콘 14-24는 f/2.8이고 시그마 12-24는 f/4인데도 불구하고 12-24가 더 렌즈 구경이 큽니다
Art 라인에 속하는 렌즈들은 화질 하나만 보고 만드는지 구경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나 봅니다
소니 유저들이 많이 사용하는 광각렌즈인 FE16-35 f/4 도 함께 놓고 비교해 봤습니다
렌즈 크기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바디 캡으로 달고 다니기엔 좀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확실히 가방에 넣고 다니면 그 묵직한 무게가 실감이 납니다
3. 렌즈의 화각과 화질
시그마 아트 12-24에 관심을 갖는 사진가의 상당수는 풍경을 촬영하는 분일 겁니다
최고 수준의 화각 수치를 보여주는 렌즈라서 이전 버전들도 광각 렌즈를 논할 때 항상 언급되던 렌즈들이죠
시그마 12-24 Art 렌즈와 함께 그동안 출사를 다니며 느꼈던 화각과 화질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광활한 최대 화각 12mm
설 연휴에 본가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른 롯데월드입니다
이곳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건물의 꼭대기를 보려면 고개를 젖혀야만 하죠
그런데 시그마 12-24 아트 렌즈는 그냥 찍힙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담기는 렌즈인 것이죠
이 사진도 건물 꼭대기를 담다 보니 길 건너에 있는 건물이 좌측에 담겨 나옵니다
초광각 렌즈로 사진을 담는다는 것은 생각만큼 단순한 작업은 아닌 거 같습니다
아마 웬만한 렌즈로 이 건물의 전체를 담기 위해서는 길 건너에서 담아야 할 겁니다
야경의 묘미 중에 자동차 라이트의 흐름을 담는 재미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덜덜 떨면서 담아봤는데 이것도 시그마 12-24 art 렌즈의 12mm 화각이 갖는 매력입니다
꽤 넓은 카페였는데, 중앙의 긴 테이블이 인상적이어서 한번 담아봤습니다
아마 이사진 속에 나오는 분들은 제가 천정을 찍고 있는 줄 알았을 겁니다
2) 왜곡 억제
시그마 12-24의 전작들은 왜곡이 맛인 렌즈들이었습니다
그 기억을 갖고 사진들 담았는데 이건 그냥 넓게 찍히는 광각 렌즈입니다
이 위치에서 야경을 담으면서 이렇게 많은 건물이 담긴 것도 처음이고,
북극성을 이 구도에서 담아본 것도 처음인데 건물들이 반듯하게 서있어서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별 사진의 특성상 RAW 편집 후 궤적 합치기를 해야 하는데
RAW 파일 상태에서부터 이미 별도의 렌즈 왜곡 보정을 할 필요가 없어서 다시 한번 감동했습니다
바로 발밑에 있는 돌과 물인데 아주 넓게 찍히면서도 위화감이 없는 사진으로 담아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수차 억제
좀 어두운 실내에서 담았습니다
iso3200에서 1/60초, 최대 개방으로 담았습니다
핸드헬드로 담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최대 개방 상태였죠
이럴 때 보통은 천정에 있는 창문을 보면 역광에서 만발하는 수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천정 창문 부분 100% 크롭입니다
ISO3200의 컬러 노이즈를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우수한 색수차 억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역광 플레어와 고스트
동작대교 라이트 주변에 약간의 고스트가 보입니다
완전히 제거되면 좋았겠지만 그동안 써본 여러 렌즈들 중에서도 이 정도 억제력을 보여준 렌즈가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앙부에서 약간 어긋나서 해를 두고 찍으면 플레어와 고스트 억제 능력을 확인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나뭇가지 부분에서 플레어가 잘 억제된 것이 보이고 하단에 약간의 고스트가 보입니다
유저가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면 문제를 겪지 않을만한 역광에서의 억제력을 보여줍니다
5) 빛 갈라짐
F8부터 갈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F11~F16 사이가 최적의 빛 갈라짐을 확인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F22는 회절 문제가 있으니 권장하지 않는 구간입니다
F16에서 F11보다 좀 더 갈라지니 이 구간이 회절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사용할만합니다
4. 시그마 Art 12-24mm 촬영 팁
시그마 아트 12-24로 촬영을 하면 시원시원하게 사진이 잘 나올 것만 같지만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시그마 아트 12-24로 촬영하면서 이 렌즈의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과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미 이 렌즈의 화질에 대해서 말할 부분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1) 수평 - 광각렌즈의 숙명
동작대교 야경에선 지하철 지나가는 타이밍이 핵심인데
아직 삼각대 세팅을 못다 했는데 지하철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럴 땐 무조건 셔터를 누릅니다
그렇게 나온 이미지 한 장입니다
이 사진은 시간이 좀 지난 후 지하철을 기다리다 버스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다시 셔터를 누른 이미지입니다
누워있는 사진이 왠지 감성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정돈된 이미지에서 오는 안정감이 다릅니다
이 사진들은 시그마 12-24 Art의 24mm로 촬영한 사진이지만
초광각 렌즈로 촬영할 때 만나는 수평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좋은 카메라와 좋은 렌즈로 찍은 사진이라도 수평이 어긋나서 이미지를 돌리면
그에 따른 화질 저하 문제는 너무 아쉬운 문제입니다
리사이징만으로 사진을 공유할 때는 잘 모를 수 있지만
원본을 주고받는 사진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참 골치 아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리뷰를 위한 샘플 사진에도 조금씩 보정을 해야 하는 사진들이 많았고
흔들린 사진만큼이나 속상했습니다
(그래서 수평 안 맞은 사진 한 장 더 올려봤습니다)
전 아직도 초광각 렌즈의 수평이 어렵습니다
2) 비례와 균형
평이한 사진 실내 사진 한 장입니다
휘어있는 공간의 특성상 사진의 주변부에서 늘어지는 현상도 보여줍니다
구도를 조금 낮게 잡았더니 촬영자와 가까이에 있는 피사체들이 늘어지면서 비례가 어긋나는 느낌이 나옵니다
이런 현상을 독특한 느낌으로 담아낼 수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는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 쉽습니다
그런 비례가 두드러지는 상황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건 웅장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뚱뚱한 느낌이죠
분명히 건물을 설계한 사람들은 이런 형태로 보이길 원한 건 아닐 겁니다
실제 이곳을 지나면서 보셨던 분들은 이 정도는 아닌데...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곳을 시그마 아트 12-24는 한 장으로 담아냅니다
그래도 조금 노력하면 이것보다는 잘 담아낼 수 있습니다
비결은 높은데 올라가는 겁니다
산에서도 전망 좋은 곳을 찾아서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그리고 도시에선 좀 더 쉽습니다
이런 데는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되니까요
광각이라고 그냥 넓게만 찍어서 되는 건 아니고 발로 뛰면서 담아야 하는 건 다른 렌즈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사진은 귀차니즘과의 싸움인 거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사진도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담았습니다
(커피 한잔 주문하는 비용은 잠시 후에 만날 좋은 시간을 위한 입장료 정도로 해두죠)
생각해보니 저 아래를 걸어 다닐 때는 전혀 이 동작대교를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었네요
초광각 렌즈인 시그마 아트 12-24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일단 좀 높은 장소를 찾는 작은 수고를 곁들이시기 바랍니다
3) 원근감 - 현실을 왜곡하는 사진
이 사진을 보면 무슨 히말라야 다녀온 거 같습니다
현실은 사진의 오른쪽의 눈이 조금 있는 부분에서 엎드린 자세로 최소 초점거리로 다가가서 찍었습니다
지나가는 분들이 다들 신기해하면서 한마디씩 해서 더 열심히 뷰 파인더에 눈을 박고 카메라로 얼굴을 가리고 촬영했습니다
그분들에게 제 얼굴을 알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비례 설명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시그마 아트 12-24 같은 초광각 렌즈의 원근감은 사람의 눈이 갖는 느낌과 전혀 다릅니다
그 원근감의 차이를 이용해서 담아내는 사진입니다
가까이 있는 피사체와 멀리 있는 피사체를 활용하는 원근감의 차이를 표현하지 못한 예를 한 장 올려봅니다
그냥 넓게 찍힌 '나 초광각 렌즈 있다'라고 외치는 사진입니다
사진에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원근감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눈으로 보는 것과 확연히 다른 초광각 렌즈의 매력은 확실하니까요
5. 한 줄 총평
Nikkor 14-24n 팔았습니다
6. 추가 샘플 사진들
본 포스팅은 세기P&C에서 제품을 제공받아서 작성되었습니다
체험단 활동 종료 후 특정 제품의 증정 및 할인 구매의 기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추천 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