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개저씨'라고 하나요. '꼰대'를 보통 모 팟캐스트에서 개저씨라고 부르는데..
제가 작은 사업을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얘기가 길고..
제가 다루는 장비가 1억원 정도 하는 독일제 장비이고(라이카 렌즈 박혀 있는거..ㅎㅎ;;)
장비 안에 소모품으로 개당 60만원 짜리 영국제 진공관을 씁니다.
그 외 부가적으로 자잘하게 일본제 소모품을 씁니다만, 이건 비용이 상대적으로(상대적일 뿐) 저렴합니다.
(국산품은 질이 떨어집니다. 심지어 미국제 장비도 독일제 장비보다 품질이 떨어져서 안씁니다. 기계부품은 독일제가 최고.)
작업을 하면 보통 한 시간 가량 일하면 8~15만원 정도를 청구합니다.
이 정도 청구해도 하루에 최소 60만원은 벌어야 흔히 말하는 현상 유지가 됩니다.
일이라는게 늘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런데 오늘 어떤 개저씨가 와서 아는 척을 합니다. (50대 후반 가량. 저는 36세)
아버지 계시냐고 그러길래 안계신다고 하니, 일 좀 해달라고 물건을 꺼내는데..
대량 3시간 이상 작업을 해야 할 분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개저씨가 아버지랑 아는 사이인데 좀 싸게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뭘 얼마나 싸게 원하나 싶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5만원'에 해달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택도 없다고 그랬더니, 안되면 다음 공정에서 작업하면 어떻게 치수는 맞출 수 있는데,
제가 일을 해주면 자기가 수월하다면서 5만원에 해달라고 하더군요.
(제가 최소 30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아주 그냥 공짜로 먹겠다는 심보여서 '그럼 다음 공정에서 작업을 하고 알아서 하시라'라고 하니까,
당황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물건들 중에서 제가 작업을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제품 하나를 꺼내서
'이거 좀 해달라'라고 해서 작업해주고 비용을 청구해서 받았습니다. (비용은 싸게 잡아서 1만원만 청구했습니다.)
개저씨를 보내고 나서 아버지한테 연락을 해서 '이러이러한 사람을 아느냐?'라고 여쭸더니..
'이름은 모르겠고, 옛날에 대우(전자)에서 일할 때(약 20년 전 이야기), 알던 고향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몰라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20년 가까이 옛날 인연을 들먹이면서 찾아와서는 날로 먹겠다는 심보로 덤비는데..
이건 뭐.. 돈 안벌었으면 안벌었지, 개저씨들의 특징이 한 번 해주면 또 해달라고 오더군요.
그리고 한 번 해줬는데 다음에 안해주면, 딴데 가서 또 그 가격에 해달라고 덤빕니다.
'저기서는 이렇게 해줬는데, 여기서는 왜 안해주느냐?' 라고..
보통 터무니 없이 부르면 저처럼 쫓아내 버리기도 하는데, 당장 매출이 급한 사람이라면 '노는 것보단 낫겠지'하는 마음에 또 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시장 전체의 물을 흐리는거죠.
원청에서 하청을 쪼아댈 때랑 같은 패턴이라서 이런 일이 몇 년만 반복되어도 공단 도시 하나가 맛이 갑니다.
마아.. 그냥 이름도 모르는 양반의 개저씨짓에 좀 어이가 없어서..
끄적여 봤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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