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아워에 담긴 야경을 가끔 주경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일몰 후 15분에서 30분 사이에는 야경 사진의 마술이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도심의 명부와 암부는 조화를 이루고 하늘은 노을로 아름답게 물들죠.
제가 느끼는 야경 사진의 매력인 매직아워와 함께 장노출 되는 잠깐의 찰나에 카메라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그 시간을 함께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야경 사진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대기 상태가 청명하여 서초동 우면산을 찾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곳이 제겐 꽤 의미심장한 포인트인데 정확히 2년 8개월 전, 이곳에서 생애 처음으로 야경을 담았기 때문이죠. (사실 그 야경이 제 첫 번째 출사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때 니콘 싸구려 삼각대와 D90에 번들 렌즈로 담았던 사진이 아마 아직도 하드 구석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을텐데 그땐 친구따라 강남간거라 대기 상태도 신경 안쓰고 친구와 함께 올라 매직아워도, 후보정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른채 친구가 해보라는대로 담았던게 다였습니다. 그 뒤로도 몇 번 올랐는데 매번 대기상태가 엉망이어서 맘에 드는 사진을 건지지 못했는데 오늘은 나름 괜찮은 사진을 건졌네요.
매직아워가 다가오면서 헤이즈가 끼기 시작해 어제보다는 살짝 못한 대기상태를 보여주었지만 우면산에서 담는 강남 정도의 거리는 괜찮았습니다.
이 포인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나무 데크에서 밖에 담을 수 없고 90밀리가 넘어가는 렌즈를 쓰기 시작하면 블러와 싸워야 합니다. 왔다갔다 오가는 사람도 많고 사람이 없어도 바람에 영향을 받는지 망원을 쓰는 내내 찍고 확대해서 확인해보고 이래저래 스트레스 받으면서 담았네요. (모기도 엄청 많습니다.) 남한산성 나무 데크에선 블러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담았는데 이곳은 나무데크가 오래되서 그런걸까요? 아울러 시야를 가리는 나무도 예전보다 많이 자라서 다음 번엔 좀 추운 겨울에 와볼 생각입니다.
좌측에 63빌딩과 IFC빌딩을 껴서 한강 다리들을 망원으로 땡겨서 담기 위해 꽤나 애썼는데 그 사진은 보정하는대로 차차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 FreshSoul님의 팝코 앨범 ★
https://photo.popco.net/5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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